1. 아직 40대라는 것에 감사함
30대 말미부터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못 만나던 친구들도 만나고 시간을 보냈다. 취업이 하기 싫은데 하고 싶었다. 이상하다. 몇 년 동안 곰곰이 생각하다가 취업을 간신히 하게 되었다. 40대여서 감사하다고 표현한 건 현실이 그렇고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생각해 낸 것이다.
2. 40대 신입의 걱정
마지막 직장을 12~3년 전에 다니고 재취업하기 전까지는 나이에 대해서 막연한 걱정이 있었다. 막상 취업을 하게 되면 어떻게든 배우겠지, 계약직인데 나에게 중요한 일이나 큰 일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불안감을 떨쳤다. 그리고 마음자세를 가다듬었다. 처음 해보는 업무이기 때문에 잘할 수는 아예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성실, 가벼운 엉덩이와 같은 인간적인 면을 갖추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역시 40대라는 체감
이제 6개월차 되는 내가 느낀 점은 확실히 나이는 못 속인다는 것이다.
누구와도 비교 할 것 없이 젊었을 때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게 된다. 확실히 일을 배우는 속도가 느리다. 느리다기보다는 들을 때는 알아듣겠는데 혼자 할 때 기억이 안 난다. 예전엔 메모를 띄엄뜨엄해도 연결되면서 기억이 났는데 지금은 메모를 아주 작은 것까지 모조리 해야 한다. 다행인 건 그렇게 하면 되긴 된다는 것이다. (안될 때 도 당연히 있음)
4. 40대 신입
젊은 분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찌의 창피한 기분이 걱정되는 건 아니다. 내가 나의 나이 들음에 인정하고 그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누구에게 피해가지 않게 나에게 맡겨진 일은 해 내는 것이다. 이건 큰 바람이 아니라 직장인의 기본이니까 말이다.
5. 사회 초년생의 기억
사회초년생시절 기억속에도 나와 같이 경력단절 여자분이 계셨다. 심지어 그분은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으셨고 미혼이셨고 컴퓨터(엑셀)를 빠르게는 못하셨다. 회사에서 엑셀은 쓰는 것만 쓰기 때문에 배우면 나이가 많아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분도 배우셨지만, 시간이 걸렸다. 느리게 업무 하시는 걸 엄청 싫어하는 팀원이 있었다.(나보다 3살 많은 여자) 그 팀원은 팀장한테 직접 가서 고자질하고 은근히 따돌렸다. 어느 날 팀장님께서 나를 몰래 물어보셨다. 난 솔직히 말했다. 배우시려고 하고 느리고 피해 주는 것은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때 당시도 나는 그분의 자세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었다. 중요한 건 세상 어디에나 고자질하고 은근히 따돌리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당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당신 때문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6. 조직에 적응하기
현재 나는 적당히 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있어서 친해지는대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관계를 너무 멀리 할 순 없다. 조직에서 내가 보이는 잡일은 참여해서 한다. 나서지도 않고 군말 없이 그냥 참여한다. 나 이전에도 스쳐 지나가셨던 분들 중에 젊은 분, 인간성 좋은 신 분들이 계셨을 것이다. 여러 이유에서 퇴사를 하셨겠지만, 조직에 적응(적당히 조용히 튀지 않게)해서 멀쩡히 잘 일하고 있다면 별일은 없다.
조직이 불만을 갖지 않고 있다. 불만이라기보다, 불만의 감정이라고 표현하는게 더 맞다.(나도 인간인데, 불만은 당연히 있다.) 이곳에 근무하시는 많은 분들은 1년~30년 넘게 근무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는 걸 잊지 말자.
7. 현재의 나(40대)
물론, 나는 내가 그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나 혼자 생각이지만) 하지만 약간이라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메모를 미친듯하고 중간중간 사진 찍고 결제 전에 재확인을 매우 여러 번 한다. 민폐를 주고 싶지도 않고 나의 능력을 나에게 증명하고 싶었서이기도 하다. 절대 잘 보이고 싶어서 아등바등하는 게 아니다.(겉은 태연해 보임) 지금 글을 쓰면서 이게 나이 들어서 생긴 지혜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론,
현재의 나를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한 것도 없다. 다만 내게 맡겨진 업무는 누구도 할 수 있으니 나도 할 수 있다고 여기면 된다. 그리고 생떼를 쓰는 노력이 아니라 차분하게 노력하면 된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40대, 50대 취업하신 분들의 글이 별도 없다. 당연히, 그 분과 나의 환경은 전혀 정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내 이야기가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나도 평온히 글은 적고 있지만, 위에 펭귄 이미지가 나의 상태이다. 망망대해 바다로 나가려고 발을 띄는 내모습 같아서 사진을 넣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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